[유린주희] 위로

Posted by 알수없는
2016. 9. 7. 23:06 탐정뎐/탐정뎐 소설

[유린/주희위로

 



주희는 피부에 닿는 서늘한 기운에 눈을 떴다검은 천장그리고 움직여지지 않는 몸점점 가슴으로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그리고 곧 가려지는 두 눈소리를 지르고 싶어 입을 열면 언제나처럼 입을 맞춰오며 혀를 감아온다.일주일 전부터 반복되는 일상이틀에 한번꼴로 계속되는 관계도망치고 싶어도아침에는 모든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끔해진 옷차림으로 햇살을 맞이하지만이 느낌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처음에는 너무 깔끔하게 정리 되어있는 모습이어서 악몽인줄로만 알았었다하지만 두 번째가 되었을 때는 이것은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악질적인고의라고 하기에는 이유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거기까지한번 일이 시작되면 기절할때까지 끝을 보는 사람이었고눈을 뜨면 아침이 된다.


 


서늘한 손은 관계를 갖는 내내 차가운 기운을 잃지 않는다도대체 무슨 약을 타는 것인지 온몸을 움직일 수 없고 닿아오는 곳마다 전기가 통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미칠것만 같은 짜릿함고통스럽기까지하다하지만 이 고통이 서늘한 손길에 이끌려 쾌락으로 이어지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네 번의 관계를 통해 알게된 지식서늘한 손은 자연스럽게 환자복의 단추를 풀어헤치고가슴을 받쳐주던 속옷을 벗기지 않은채 그대로 위로 걷어올렸다평소라면 모두 벗어 던졌을텐데 오늘은 뭔가 다르다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쥐어진 가슴에 지극한 통증이 느껴졌다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음소리를 내뱉기가 무섭게 쥐어졌던 가슴을 풀고 젖꼭지의 주위변을 엄지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며 압박해오는 것이 느껴졌다점점 예민해지는 그곳에서 알 수 없는 전기의 기운이 불규칙적으로 뇌로 전달되기 시작했다애써 소리를 참기위해 입술을 깨물고 있자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다시 입안을 침공해 들어온다결국 입이 벌어지고 소리가 새어나와 스스로의 귓가에 들려왔다이런 일을 당하기 전까지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스스로의 신음소리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지면 눈을 감고 있어도 느낄 수 있었다이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그것은 본능적인 것이고느낌이었지만 주희는 확신했다비웃고 있다그것은 주희를 비참하게 만들었지만 달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이번은 주희가 경험하는 네 번째 비참함이었다.

 


한참을 가슴과 젖꼭지를 괴롭히던 상대방이 갑자기 멈칫하더니 무언가를 꺼내는 것이 느껴졌다지금까지는 한번도 떼어내지 않았던 손이 떨어지고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눈 앞에 있는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크지는 않지만 달빛을 병실 안에 들이기에 충분한 창가 덕분에 주희는 드디어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눈 앞에 보이는 사람은 주희가 예상했듯이 여자였다그것도 긴 머리카락을 갖고있으며매력적인 눈웃음을 갖고 있는 여자였다얼굴을 보고 상대방을 확인하자 왠지 모를 배신감이 올라왔다평소에는 그렇게 냉철하고 환자를 위한척 조언이랍시고 막말을 퍼붓고 가면서일주일 내내 자신을 밤마다 괴롭혔겠다무슨 심보로 손을 떼어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확실히 알게된 이상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근데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여유넘치는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일까.

 


오늘밤에도 역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서늘한 눈동자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그녀가 건낸말은 주희에게 다섯 번째 비참함과 처음으로 좌절을 느끼게했다그리고 두손이 머리위로 올려졌다고 생각할 때 이미 단단히 묶인채로 침대 헤드에 고정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묶여있는 손을 한번 확인하고 다시 그녀와 눈을 마주쳤을 때 주희는 마른침을 삼켜야만했다만족스러운 먹이를 눈 앞에 둔 것 같은 포식자의 눈빛이랄까달빛에 그녀의 눈이 빛났다고 생각할 때 주희는 예고도 없이 입맞춰오는 그녀 때문에 숨을 쉴 수 없게되었다.


 

평소에는 감각만 살아있고 온몸에 힘은 들어가지 않아야 할텐데오늘은 처음에만 힘이 빠지고 눈으로 유린을 확인한 뒤에는 약간의 거부반응이 가능할 정도의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평소보다 약기운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그녀에게서 완벽하게 도망칠 수 없다두 손도 속박당했고 무엇보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대체 무슨 짓을 한것일까주희가 오랜 키스 뒤에 떨어진 유린 때문에 가빠진 숨을 몰아쉬는 동안 자신의 바지가 벗겨지고 있다는 것도 겨우 인식했다거절하기 위해 허리를 침대에 붙여놓으려고 힘을 주었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강하게 허리가 감싸안아진 뒤 가볍헤 침대에서 떨어졌고 한번에 속옷까지 모두 벗져겼다난방을 하고 있지만 계절은 겨울이다차가운 공기가 맨살에 닿아와 주희는 추위를 느꼈다여전히 숨을 고르기 위해 가삐 숨쉬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번 뛰기 시작한 심장은 쉽게 진정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머릿속이 하얗게될때까지 숨을 쉬지 못하게 한뒤 정신을 잃기 직전 숨을 쉴 수 있게한다그렇게되면 본능적으로 숨쉬는 것에 집중하게되어 다른 반항을 할 수 없다유린이 가장 즐기는 방식이었다한번 관계를 가질때마다 몇 번이나 이런일들이 반복된다.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괴롭다그리고 당장이라도 죽을것만 같다하지만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겨우 참아내고 견뎌내는 것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무릎에 닿아오는 뜨거운 기운주희는 점점 시야를 확보하며 자신의 무릎부터 시작된 키스와 애무가 점점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본능적으로 다리에 힘을 주어 그곳에 가까워오는 것을 막으려했지만 강하게 두손으로 허벅지를 벌리는 바람에 아무 의미없는 저항이 되어버리고야 말았다허벅지를 잡은 두손도 점점 애무를 더하며 안쪽으로 가까워진다주희는 최대한 몸을 침대헤드쪽으로 붙이기 위해 뒷걸음질 쳤지만 유린도 점점 가까이 주희에게 따라붙었다침대 헤드에 머리가 닿았을 때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에 힘을주어 뒤로 가려고 했다수술을 마친 발목이 아파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돔아치려는 것은 본능에 가까웠다그 순간 두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고 무릎이 유린의 어깨에 걸쳐져 허리가 들렸다는 것을 깨달았다감았던 눈을 뜨고 속박당해있는 두 팔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힘을 주며 유린의 시선이 닿는 곳을 찾았다증오를 담아 그녀를 바라본다그녀는 여전히 미소지은채 허벅지 안쪽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주희가 계속 죽일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유린은 잠시 입술을 떼고 한손으로 수술을 마친 주희의 발목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겨우 수술을 마친 이 아픈 발목에 무리가 가도록하면 안되죠주희씨

“...... 미친짓좀 그만둬...”


 

주희는 자신의 입에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에 놀랐지만 우선은 메시지를 전했다미친짓이라그래요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요라고 답해오는 그녀는 여전히 웃고있었다정말로 미친년이다그래미친거야미치지 않고서야 의사가 환자에게 이럴 수 없다주희는 지금이라도 당장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해야할지 고민했다.

 


왜요도움이라도 청하시려구요?”


 

그리고 순간 주희는 자신의 몸 깊은 곳으로 들어온 이물질에 아픔을 느끼며 고통이 가득한 신음소리를 내뱉었다본능적으로 다시 신음소리를 참아내는 주희그 모습에 유린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비릿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천하의 심주희씨가 이런 꼴로 있는 것을 세상에 알려지게 할 수는 없겠지요저를 아무리 매장시키고 싶으시더라도주희씨는 지켜야하는 것들이 있잖아요예를들면 부모님의 명예라던가...”

 


말을 내뱉는 유린의 고운 입술에서는 독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고결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자태와는 다르게 그녀의 손은 거칠게 주희의 깊은 곳을 헤짚고 있었다배려 없이 반복되는 행위에 주희는 그저 고통만을 느끼며 신음을 참아내고 있었다머리로는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나오는 신음소리를 막고 있는 자신을 스스로 이해할 수 없었다그리고 유린의 말을 계기로 머릿속에 떠올린 두 사람부모님항상 발레리나로 성공하기를 바랬던 두 분은 이번 발목수술과 재활에도 목숨을 걸었다는 듯이 행동했었다또 항상 사람들에게 자신을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느끼며 살아오셨다그 두 분이 이렇게 강간당했다는 것을 알게되고이 소식을 매스컴으로 접하게된다면....주희는 그 뒤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론내리지 않았다하지만 눈빛에서 느껴지는 변화에 유린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착하네요지금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게되다니상을 줘야겠군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유린의 살벌한 손길을 멈췄다대신 한손으로 머리카락을 정리해 귓가에 넘기더니 주희의 배꼽위에 소리가 나게 키스하며 말했다기분 좋게 만들어줄께요주희는 그 말의 의미를 알고 눈을 감았다그리고 여성의 은밀한 곳에 닿아놓은 뜨거운 살덩이를 느끼며 허리를 들썩였다매말라있는 그곳에 혀를 내밀어 조금 젖신 뒤 음핵을 찾아 천천히 자극한다살짝 물기도하고 빨기를 반복하자 뜨겁게 젖어오는 것이 느껴졌다슬쩍 주희를 바라보자 얼굴이 붉어진채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다뜨거운 숨을 내뱉으면서 지금까지 제대로된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은 인내심에 대해 유린은 칭찬해주고 싶을정도였다하지만참는 것은 이제 안되요.

 


유린은 힘으로 주희의 몸을 돌리고 얼굴을 침대에 박은채 엉덩이가 들리도록 무릎을 세웠다그리고 쓰러지지 않도록 다리사이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넣어 받혀주면서 오른손으로는 은밀한곳에왼손으로는 주희의 입가에 손가락을 넣었다그리고 귓가에 속삭였다저번처럼 물면 지금 이 모습 사진으로 찍어서 신물사에 보낼꺼니까요소리내는 것을 참으려고해도 그럴꺼니까 알아서해요유린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제 뜨겁게 달궈진 주희의 안을 침략하기 시작했다아까는 아무런 준비없이 헤짚고 다녀 고통만 주었다면이제는 닿는 곳마다 참을 수 없는 쾌락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주희는 유린의 말때문인지 거친 숨을 몰아취면서도 입속을 헤짚고 다니는 손가락으로 인해 침을 흘리며 본능적인 신음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조금 참으려는 듯한 느낌이었지만유린의 손가락의 움직임이 깊어지고 손가락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내뱉는 신음소리의 간격이 짧아지고 숨이 가빠지는 것을 유린을 느낄 수 있었다.

 


...하악....하악..........”


 

유린은 절정에 닿기 직전에 움직임을 멈추고 주희의 숨이 잦아질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피스톤질을 반복하고는 했다이미 오랜시간의 섹스로 녹초가되어버린 주희의 두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고 눈가에는 초점이 흐려진채 그저 본능이 이끄는대로 숨소리와 신음소리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더 이상 손가락으로 입을 버리지 않아도 숨을 쉬기 위해 주희는 입을 벌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묶여있는 두 손에도 이미 힘이 풀려 머리 위쪽에 떨궈진 상태주희의 표정에서 이제는 쉬고싶다며 괴로워하는 것이 느껴졌지만유린은 그 모습을 좀 더 보고싶은 마음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시작된 주희의 울음유린은 그대로 멈춰선채로 주희의 온몸에 전해져오는 떨림을 느끼며 그녀가 울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유린은 이 울음이 자신이 원했던 것이기를 간절히 바랬다좌절과 고통 뒤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감정의 폭풍이기를그래야만 내가 당신을 괴롭힌 이유가 변명거리가 될 수 있으니까.그저 당신에게 닿기만을 원한게 아니라당신의 닫혀버린 그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약한 모습 그대로 나타나기를 바란거니까그 아름다운 입술로 어서 말해줘너가 느끼고 있는 그 고통과 분노를유린은 흐느끼기 시작한 그녀를 바라보며 기다렸다그리고 그 기다림에 답하듯이 열리는 주희의 입술.


 

“.......흐읍.....왜 모두들......나한테만 이러는거야..........흐어엉

 


드디어 나왔다유린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마디솔직하게 좌절을 느끼는 모습그 모습에 유린은 희열을 느끼며 멈췄던 손길을 다시 그녀의 은밀한 곳에 닿았다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한손으로는 그녀의 배를 감싸 안아주고한손으로는 그녀를 가장 기분좋게 할 수 있는 그곳에 닿도록울음소리인지신음소리인지 뒤섞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병실안을 가득채우고 이내 온몸에 힘이 빠진 주희는 침대에 쓰러졌다무릎이 힘이 풀려 침대에 쓰러지는 주희를 받아든 유린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들고 두 손을 풀어 침대에 눕혔다마지막까지 갔지만 정신을 잃지 않은채 숨을 고르며 눈의 초점을 찾으려고 애쓰는 주희의 눈가에 입을 맞춰준 뒤 유린은 부드럽게 주희를 품에 안았다유린을 거부할만한 힘이 없는 주희는 유린의 품에 안에 유린의 어깨를 배개삼아 누웠다.유린이 이불을 가져와 주희에게 덮여준 뒤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자 거짓말처럼 주희의 눈이 서서히천천히 감기기 시작했다유린은 그녀가 잠들기 전까지 계속 주희의 귓가에 무엇인가를 속삭였다그 속삭임은 주희가 잠들고나서도 한동안 계속 되었다유린은 주희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시계를 들어 시계를 보았다아직한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다그때까지는 잠든 당신의 얼굴을 좀 더 감상해야겠네요유린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지으며 주희의 이마에 키스를 남겼다.

 


그 미소를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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